2022년 <엘리자벳> 관람한 캐스트

엘리자벳 : 옥주현

토드 : 김준수

루케니 : 박은태

프란츠요제프 : 민영기

 

 

 

 

본격적으로 공연얘기로 들어가야하는데

이걸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기록으로 남겨야하나 고민되네

 

그냥 뮤지컬 잘 모르는 친구한테 소개해준다고 생각하고

꼼짝못하게 앉혀놓고 10분동안 말로 설명(이라쓰고 고문)

하듯이 해야겠다 ㅎㅎ^^

 

일단 대충 스토리부터.

 

출처 EMK홈페이지 https://emkmusical.com/portfolio/2022-elisabeth/

 

 

원래 시놉시스라는게 으레 그렇듯

공연을 본 사람에게는 고개가 끄덕끄덕 거려지지만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하나도 단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지 ㅋㅋㅋㅋ

 

 

근데 너무나도 당연한게

아이언맨을 모르는사람한테 아이언맨을 어떻게 설명해...

ㅋㅋㅋㅋㅋㅋ

여기는 일단 넘어가자!

 

출처 http://m.weekly.khan.co.kr/view.html?med_id=weekly&artid=201605231538471&code= 

 

 

 

 

출처 EMK홈페이지 https://emkmusical.com/portfolio/2022-elisabeth/

 

그냥대충 보자면

배경은 1880년~1900년 정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제국주의가 몰락해가고 민족주의가 부흥하던 시절.

세계 1차대전을 앞두고 있죠잉?

 

 

1) 주인공 황후 "엘리자벳" = 씨씨

자유로운 영혼.

 

본인을 새장 속에 갇힌 새라고 생각함.(잇츠 트루)

 

내가 원할 때 춤추고싶고(내가 원하지 않을 때 춤춰야 함)

 

누구랑 춤출지도 내가 정하고싶고(내가 못정함)

 

내 주인은 나라고 외치고 싶어함(온전한 주인이 아님 ㅠ)

 

출처 EMK홈페이지 https://emkmusical.com/portfolio/2022-elisabeth/

 

2) 죽음을 형상화한 캐릭터 "토드(죽음이라는 뜻)"

항상 사람들을 따라다니면서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감.

 

등장인물이 토드랑 같이 노래부른다? 사망플래그임.

 

갸는 곧 가는겨~~

 

출처 EMK홈페이지 https://emkmusical.com/portfolio/2022-elisabeth/

 

3) 엘리자벳의 암살범 "루케니"

공연을 이끌어가는 화자.

"여긴 어디어디고 쟤는 누굽니다. 어디 한번 같이 보시죠"

하면서 설명해주는 캐릭터.

 

물론 본연의 임무도 충실하게 함.

가짜뉴스로 대중을 선동하고 광기로 몰아넣기~~

앤드 칼빵!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전화주세요~^^

 

출처 EMK홈페이지 https://emkmusical.com/portfolio/2022-elisabeth/

 

4) 엘리자벳의 남편 황제 "프란츠요제프"

황제인데 마마보이임.

시어머니로부터 부인을 커버 안쳐줌.

"부인..예법을 좀 배워요..싫어도 배워야대...흑ㅠ"

 

5) 시어머니 "소피"

엘리자벳을 ㅈㄴ 괴롭힘. 1막의 갈등의 중심

 

6) 엘리자벳의 아들 황태자 "루돌프"

헝가리 민족주의자들에게 놀아나서

아버지랑 정치적으로 대립하다가 자살함.

어머니의 사랑을 평생 갈구하였으나 받지 못함.

"어머니는 안아준 적 없죠.."

2막의 갈등의 중심

 

 

(참고로 실제 역사에서도 황태자 루돌프가 자살한다.

그다음 황태자가 된 사람이 바로바로

그 유명한 사라예보 사건의 피해자

란츠 페르디난트 폰 외스터라이히에스테 대공이다.

세계 1차대전의 신호탄이 울리기 직전에

각국이 몸풀기하던 혼란한 시절이었다.)

 

출처 EMK홈페이지 https://emkmusical.com/portfolio/2022-elisabeth/

 

 

이쯤되면

 

"EMK홈페이지에 다 있는데 넌 뭐하러 글을 쓰고앉았냐"는

내안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데..

글쎄..

돌탑에 뭐라도 하나 새로운 돌이라도 얹겠지...?

일단 닥쳐봐 나까지 불안하니까ㅎ

 

 

 

 

일단 뮤지컬 <엘리자벳>의 넘버 리스트를 걸어놓고 시작해야겠다!

 

역시나 지금은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만 다 깊은 뜻이 있어요.

(내가 글쓸때 순서 헷갈려서 보면서 쓴다는 뜻)

 

 

 

출처 엘리자벳 2022 프로그램북

 

 

극의 흐름은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리스 트로이전쟁을 다룬 <일리아스>부터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거쳐

한국영화 <관상>,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도 사용되는

아주 전형적인 양식이죠?

'관상쟁이가.. 나보고.. 목이 잘릴 상이라고 했어..ㄷㄷ'

'왜 여깄어요.. 꼭 돌아온다고 해짜나요...ㅠ'

 

 

 

[0. 프롤로그]

막이 오르면 저승세계다.

20%쯤 열린 막의 중앙에서 루케니가

자신의 목을 매달았던 밧줄 아래서 괴로워하고 있고,

 

재판관?심판관? 같은 목소리가 추궁한다.

너이자식!!! 왜죽여써!!!!! 황후를!!!! 웨죽여써!!!!!

 

 

그러면 루케니가

'아 또 귀찮게 모요. 모가요. 외요(중2병).

난 그냥 그녀가 원해서 죽여준거임 ㅇㅇ'

하면서 개얄밉게 썰을 풀기 시작하고~

 

 

 

당시를 살았던 인물들이 좀비떼가 되어서 등장한다.

"엘리~자벳~ 엘리~자벳~" "임호텝~ 임호텝~" 해가면서 ㅋ

그렇게 과거로 돌아가서

씨씨의 어릴적부터 죽을때까지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쭉~진행해오다가

마지막에 씨씨가 죽고 루케니가 목을 매달면서 끝.

 

 

그치만 결말을 알아도 이야기는 기승전결이 재밌어야겠지?

루케니가 관객들을 이끌고 극 안으로 뛰어든다.

 

 

여기까지만 봐도 알겠지만 루케니가 이 극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루케니가 얼마나 맛깔나게 관객과 호흡하는지,

관객의 주의를 확 끌어올리고 또 잠시 느슨하게 풀어주는지.

이런 것들이 그날 공연의 퀄리티를 좌우한다.

 

 

 

 

오늘의 루케니는 박은태 배우.

2012년의 박은태 배우와 2022년의 박은태 배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앞에도 썼지만 그는

목소리만으로도 나를 소름돋게 하는 음색을 가졌다.

짧은 시간에 대배우가 된 것을 보면 나만 그런건 아니겠지?

 

 

박은태 배우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매 6개월마다 성장하는 것이 (문외한인 나에게조차) 보이기 때문이다.

친구네 애기들 크는것보다 더 빨라요 느낌이.

 

미성에 고음을 내지르는 것만이 특기였던 2012년부터

점점 성악을 배우고 몸을 만들어가더니만

결국 깊은 동굴저음에서 고음까지를 한 숨에 내질러서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하고(<지킬 앤 하이드> Confrontation)

점점 다양한 작품으로 음역대를 넓히고 내공을 쌓아가더라.

 

 

 

최근에 박은태 배우는

노래의 성장보다 연기력 성장이 더욱 돋보인다.

 

섬세한 감정연기야 뭐 원래부터 잘 했지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그 탑을 찍었고.

 

다소 까불까불하면서 관객과 호흡하는 연기가

정말 많이 늘고 있다.

<킹키부츠>를 봤어야 했는데 참 아쉽네.

 

 

 

 

암튼 이번 <엘리자벳> [프롤로그]에서

 

공연의 실질적인 막을 여는 대사.

"사랑, 아주 위~대한 사랑~~~!"

 

이 부분에서 진짜 미쳤더라.

루케니가 위~대한 사랑~~~! 하면서 고개를 드는 동시에

20%정도 열려있던 막이 100% 열리는데

폭발하는 에너지로 진짜 그야말로 막을 열어젖히는 느낌.

 

 

거의 <지킬 앤 하이드>에서 하이드가

동굴저음으로 소리치는 듯한 임팩트였다.

 

사실상 거기서 소름돋은걸로 오늘 표값 절반은 뽑음.

 

 

우리의 EMK에서 하해와같은 영광으로 풀어주신 프롤로그를 보고 오실분은 가서 좋아요도 누르세용

 

https://youtu.be/XtLrYHqExZc

 

 

 

 

[1-1. 당신처럼]

액자의 안쪽 이야기는 시간순서대로 진행된다.

먼저 씨씨가 16살 철없고 순수한 영혼으로 잘 살고 있었음.

씨씨는 귀족출신 여자이긴 하지만 아빠처럼 살고 싶어함.

"춤추고 시를 쓰면서~ 신나게 말을 타고~

아~빠처럼 자유롭~게~"

 

이때 포인트는 씨씨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임.

배우가 얼마나 내공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여기서 최대한 어린아이처럼 가벼운 목소리로 불러줘야,

나중에 1막후반이랑 2막에서 중후한 황후의 사자후가 더욱 대비되어 소름포인트가 되는것이죠이.

 

오늘의 옥주현 배우는 역시나 이 부분을

엄청 가볍고 어린아이처럼 잘 불렀음. 클라스...

 

나는 이 "당신처럼" 넘버의 동요같은 멜로디가 슬프다.

나중에 나오는 황후의 새장 속 답답한 삶과 대비되어 뭔가 더 울컥하는 부분이 있음.

특히 "아~빠처럼, 자유롭~게~"하는 부분이...

으사선생님.. 저 눈물샘이 시도때도없이 작동해요..ㅠ

 

 

 

아무튼 씨씨는 평생

춤추고 시를 쓰면서 말을 타고 놀러다니고 싶어해요.

 

 

근데, 그게 되겠니? 안 되지.

너도 머리가 있으면 한번 생각해봐라 얘야. 되겠니? ㅋㅋㅋ

당시 보수적인 황제국가의 귀족이라는 지위를 생각하면, 절대 불가능하겠지.

 

(여담으로 '황태자 루돌프의 편지'라는 책에는

당시 오스트리아나 비엔나의 분위기에 대해 서술한 장면이 있음.

비엔나는 파리, 런던, 뮌헨, 로마, 베네치아 등 유럽의 거대도시들과 견주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오랜 수도임.

 

그러나 다른 거대도시와 비교했을때 동쪽으로 멀~리 내륙 끝에 위치해있어서, 아주아주 보수적인 곳이라 함.

그래서 당시 귀족들끼리는 '그 유명한 누구누구를 배출하신 무슨무슨 집안의 존경하는 00님~'이라고 불러야 했다고.

 

지금도 오스트리아에서는 만약 어떤 A라는 사람이 박사학위가 2개 이상 있다면 그 사람을 부를때는 "A 박사 박사님" 이라고 학위 개수대로 반복해서 불러주어야 한다고 하던데.. 아우 숨막혀)

 

 

 

 

[1-4. 계획이란 소용없어]

암튼, 원래는 씨씨엄마와 씨씨엄마의 사촌(황제의 엄마)의 계획이 있었음.

씨씨의 친언니와 황제 프란츠를 결혼시키려는 것임.

 

그 계획을 이루려고 씨씨의 친언니는 황후수업을

엄청 오지게 빡세게

주520시간에 연장근무까지 해가면서

준비하고 있었는~ 데에~~~~~!

 

갑자기 황제가 씨씨랑 눈이 맞아버렸네....?

(아니 언니는 어떡하라고..크흡...ㅠ)

 

 

역시 이 장면을 이끌어가는 루케니가

아주 깐족깐족 거리면서 부른다.

 

"계획이란 아무 소용없어~ 무슨 계획을 세워도~~~"

"확실한 것은 오직 한 가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아~ 낄낄낄"

 

 

 

여기서 계획은 여러가지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데.

1) 씨씨 엄마와 황제엄마 사이의 정략결혼 계획

2) 황후가 되려던 씨씨 언니의 계획

3) 말타고 써커스단원처럼 자유롭게 살려던 씨씨의 계획

4) 엄마의 등쌀에도 불구하고 내가 결혼할 사람은 내가 골랐으니 앞으로 힘을 길러서 엄마의 정치적 영향에서도 벗어나겠다는 황제의 계획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 이렇게 만난거 서로 잘 살아봅시다 하는 씨씨와 황제의 계획

 

씬 마지막부분에서 손을 내미는 황제와,

주저하는 씨씨,

씨씨의 손을 끌어와 황제와 손잡게해주는 루케니,

그리고 뒤돌아서면서 씨익 웃고 가는 루케니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건 아무래도 5)의 계획이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겠지.

 

 

[1-5. 날 혼자 두지 말아요]

씨씨가 덜컥 황후가 됐네?

둘은 서로를 보살피며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고 약속을 해요.

특히 우리 씨씨가 마니 불안해해요~그렇겠죠?

 

여기에 황제 요제프는

수산시장에서 호구한테 잔뜩 바가지 씌운 다음에

"아유 잘 해드린다니까 삼촌 써비스로 새우도 넣어드릴께

일단 가서 자리잡고 앉아계셔"라는 할줌마처럼,

 

아니지, 그 할줌마를 엄마로 두고

"우리엄마는 절~대 그럴 사람 아냐" 라고 하는 철부지 새신랑처럼

씨씨에게 사랑노래를 불러준다.

(괜찮아~ 잘 될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않아~~)

 

 

 

하지만 역시.

역시가 역시.

 

처음에야 잠깐 좋았겠지만 씨씨는

궁정의 예법같은건 도무지 체질에 안 맞는거라.

 

새벽5시부터 시어머니 소피가 와서 깨우고~

씨씨를 황후의 의무라는 틀 안에 욱여넣으려고 애씀.

기싸움하고 시집살이 시키는거지.

 

 

그럴때마다 씨씨가 어땠겠어?

뭘 어때 죽고 싶었겠지.

 

 

 

 

[1-7b. 마지막 춤]

씨씨에게 그런 '죽고싶다 ㅅㅂ'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을,

 

공연에서는 "토드(죽음)"가 등장해서

씨씨를 유혹하고 꾀어내는 방식으로 표현함.

 

그니까 관객입장에서 토드가 나온다?

아 씨씨가 죽고싶은 마음이 드나보구나 허허 쯧...하면 됨

 

 

 

토드는 이 공연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12미터짜리 다리를 통해 등장한다!

 

객석에서 볼 때 무대 우측, 무대 지상에서 2미터 정도 상부에 고정되어 있는 철제 다리가 있다.

도개교마냥 우측은 고정되어 있고 좌측 끝은 위아래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이게 이 공연의 시그니처니까

어디가서 누가 엘리자벳 뮤지컬 얘기하면

아 그 독일에서 특수제작한 소재로 만들어진 12미터 다리요?

하면 대충 오 뮤지컬도 잘아시는구나~~소리듣는다

뻥임ㅋ

 

 

 

토드는 씨씨에게 죽음의 춤을 추며 어필한다.

"마지막 춤. 넌 나와 춰야해~"

"네 마지막 춤. 결국엔 나와 함께~"

이게 토드의 대표 넘버인데,

정말 그럴만도 한 것이 정말정말 화려하다.

 

 

토드는 항상 6인의 무용수와 함께 등장한다.

이 6인의 무용수는 검정색 옷에 금발의 긴머리를 한 길쭉한 남성배우들이다.

 

한쪽 팔 전체에 깃털분장을 해서,

마치 반인 반새(?)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 6인의 무용수는 토드를 항상 뒷받침해주며

그의 광기랄까. 악마성이랄까.

피하고 싶지만 결국 마주하게 되는 잔인한 현실같은 모습을 드러내는데 일조한다.

 

그왜 우리 어릴때 친구들이랑 여러명이서 사진찍을때면

포즈 취하라고 하면 꼭 뒤쪽에 서있는애들이

한놈은 양팔을 45도 각도로 오른쪽으로 올리고, 한놈은 반대로 올리고 해서

날개같은걸 표현하는 뭐 그런 거 있잖아.

말로하니까 되게 허접해보이는데

암튼 그걸 무대에서 조명과 화려한 의상으로 하면 또 다르다. 암튼 다르다.

 

 

 

아래 <마지막 춤> 영상을 한번 보고오세용.

이미 봤어도 또한번 보셔도 좋은 명품공연입니다.

 

https://youtu.be/QH24JG89Kr0

 

아니..잠깐만...

이거 2012년에 <더 뮤지컬 어워즈>라는 시상식에서 축하무대 한 건데

원본영상은 유튜브에서 내려갔네.. 뭐지..대체..

다행히 우리 김준수배우님 팬층이 두터워서 영상은 남아있는데...

진짜 다행이다 이거 없었으면 너무 슬펐을듯...ㅠ

김준수배우님 팬분들 최고 짱짱..

암튼 저는 저작권을 존중하고 침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읍니다.

 

 

 

[1-8b. 나는 나만의 것]

시어머니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탈탈 털리던 씨씨.

씨씨는 남편한테 애원한다

'당신 엄마좀 어떻게좀 해줘봐요.. 나 진짜 죽을거가타..!!'

 

마지막 희망을 담아 이야기했지만

 

 

남편(새킹)은 '아니..(아니로 시작함) 너도 배울건 배워야지... 내가 결혼하기 전에 얘기했쟈나.. 그리고 너도 알쟈나 나 황제인거.. 모르고 결혼한 것도 아니고 왜그래? 나 안그래도 머리쓸거 많아서 답답하고 힘든데 너까지 왜그러냐 진짜 ㅠ'

라며 씨씨를 울화통 터지게 함

 

 

그럼 이제 난 어떡해?

씨씨가 각성하기 시작함.

이제 씨씨가 각성할 때마다 부르는 노래.

<나는 나만의 것>이 나온다.

"난 싫어. 이런 삶. 새장속의 새처럼."으로 시작하는

아주 아름다운 노래다

 

 

 

이 아름다운 가사를 좀 보세요(루케니처럼읽기)

한글자 한글자 아름다운 한글 가사의

목격자가 되시란 말입니다...!!!

 

내용이 오스트리아의 황후 이야기고

오리지날 작품도 비엔나 극장 협회에서 만들었고

작곡가 작사가도 외국인인데

 

그들도 이 노래가 한국어로 이렇게 아름답게 번역될줄은 몰랐을것이다 이말이야.

 

누가 설명해줘도 절대 정확하게는 알수없어

왜냐면 한국어의 맛이라는게 있으니까.

 

(그치만 그렇게치면 거꾸로 나도 독일어 원가사의 맛은 몰라..ㅠ)

제작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로 예정해둔다.

 

 

 

 

 

암튼, 씨씨가 이 작품 <엘리자벳>의 가장 메인 넘버인

<나는 나만의 것>을 열창한다.

 

이때 장면이 기억하기로는

씨씨가

'아, 내남편이 나를 나답게 살게 두지 않는구나' 를 알고

 

"그러니까, 당신마저 나를 저버리겠다는 거군요"

하고 내뱉는다.

(이는 2막 마지막부분에서 아들 루돌프가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똑같이 되뇌인다. 이후 루돌프는 자살.)

 

 

그리고는 자기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향한 갈증과 열망을 표출하는

<나는 나만의 것> 줄여서 난나것.을 부르는데

잠시 뒤 1막 마지막곡으로 나오는 난나것(Reprise)이랑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의상)

 - 지금은 씨씨가 잠옷에 숄을 걸치고 있다.

 - 이후엔 하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부른다.

 

(등장인물)

 - 지금은 씨씨가 무대위에 혼자 있다.

 - 이후엔 요제프와 죽음이 무대위에 함께 등장한다.

 

(무대장치)

 - 지금은 씨씨가 혼자서 뛰어다니면서 무대 바닥의 원형 회전장치가 작동하기도 하고,

무대가 솟구쳐올라 언덕을 만들어 그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마무리한다.

 

 - 이후엔 커다란 액자 프레임과 그 안에 거울이 3개 있고, 정면에 출입문이 있다.

액자 3개 중 하나는 요제프가 거울앞에 서있고,

다른 하나는 토드가 거울 뒤에서 반투명한 거울에 비춰진다.

씨씨는 정면의 출입문을 열고 순백의 드레스에 조명을 받으며 노래를 마무리한다.

 

(배우의 표현)

 - 지금은 씨씨가 조금더 주저주저하고, 자신감보다는 떨림이 앞서는 듯이,

알에서 갓 깨어난 새가 초반부터 펄펄 날아다닐 수 없듯이 표현해주고 있다.

 

 - 이후엔 씨씨가 자신의 온전한 주체성을 되찾아간다는 자신감이 드러나며

보다 강하고 묵직한 목소리로, 성악발성을 섞어가며 앞으로 밀어내듯이 소리를 낸다.

 

 

 

 

오늘의 옥주현 배우는 역시 10년전부터 엘리자벳을 도맡아해온 마스터다웠다.

대가답게 강약조절과 음색을 바꿔가며 가지고노는 여유가 있었고,

뛰어다니면서도 호흡이 흔들리지 않았고,

언제 지르고 언제 빠질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같았다.

 

나는 막귀여서 노래를 잘부른다는게 어떤건지

정확히 개념적으로 설명하지 못하지만,

그냥 엘리자벳만큼은 옥주현이 씨씨 그 자체가 되었구나... 싶을 정도였다.

 

아마 씨씨는 옥주현만큼 노래 못했을걸?ㅋ

 

 

 

[1-9a. 결혼의 정거장들]

뮤지컬 <엘리자벳>은 화면 전환이 훌륭하다.

 

방금까지 엄청난 감정을 표출하는 노래,

쉽게말해 메인 넘버를 열창하고 나면

그 감동이 오래 지속되기도 전에

갑자기 새로운 무대장치와 새로운 국면이 펼쳐진다.

 

 

 

나는 사실 좀 감동을 오래 느끼고싶은 마음이 있어서..

갑자기 또 휙휙 바뀌어버리는게 좀..뭐랄까..

 

'아 알았어요 주사 맞을게요 맞는다구요

아니 누가 안맞는대요?

맞을건~데~~~ 아 잠깐만요 잠시 잠시만.. 악!!'

나를 너무 빨리 진행시키는(?) 아쉬움이 있달까.

 

 

이 부분도 조금 그렇다. 아쉬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은 상당히 신박한데,

씨씨와 프란츠의 결혼생활을 꼭두각시 인형극 형식으로

빠르게 보여준다.

 

 

화자는 역시 루케니.

루케니의 그 맛깔스러운 관전평으로

씨씨와 프란츠의 결혼 1년차, n년차 생활을 그린다.

 

여기도 멜로디가 아주 괜찮아.

"겨론~일년~차에~" 어쩌구쩌구

"겨론~이년~차~" 어쩌구쩌구.

(아씨 가사집을 사올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건 씨씨의 첫 딸과 둘째 딸이 모두

시어머니의 컨트롤 하에 있었고

그중 첫 딸이 어린나이에 사망하면서

씨씨가 돌아버렸다는 것~~~~~

 

 

 

[1-9c. 그림자는 길어지고]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돌아버릴 것 같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하 죽고싶다 ㅅㅂ'

 

그러면 바로

'안녕~ 또 나야~' 하면서 구교환이, 아니 토드가 등장하지.

 

그렇게 부르는 노래가 바로 <그림자는 길어지고>

 

 

 

<그림자는 길어지고> 이 곡은

 

 

 

제목을 개잘지었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이 절반이상 함.

 

먼가 여운이 엄청 남잖아..

그림자는 길어지고 그래서 뭐? 그래서 어떻게됐는데?

뭔데 뭔데??? 그럼 다른건 안길어지고 어떻게됐는데???

 

그런 느낌이 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곡도 굉장한 명곡이고..

여기선 토드-씨씨 사이에 부르는데

 

나중에 2막에서 토드-루돌프(씨씨아들) 사이에 부르는

그림자는 길어지고(Reprise)가 또 2막 굵직한 메인 넘버니까.

나머진 그때가서 설명한다.

(사실 남은것도 없으면서)

 

 

 

 

[1-10. 행복한 종말]

"상 관 없 지 그게무슨 상관이람."

"하 품 하 며 종말이나 기다리지~"

 

이 부분은 거의 1890년대의 텔미다.

너무 중독성이 강햌ㅋㅋㅋㅋㅋㅋㅋ

 

도입부의 루케니 대사도 너무 찰떡이야.

"이런 젠장 세상에 종말이 오고있어요. 그걸 이 궁정에서만 몰라!?!!?"

 

"하지만 이 비엔나의 카페에서는 모두가 알고있습니다. 바로 그 종!말을!"

 

 

 

관객을 그 장면으로 확~끌고들어가서 몰입시키는 역할은

루케니라는 배역에 아주 잘 버무러져 있고

또 그걸 우리 박은태 배우가

미친듯한 감칠맛폭탄으로 살려버렸다는 것.

그게 장인이죠.

 

 

그리고 이 비엔나의 카페 씬의 마지막엔

사람들이 다 떠나고 남은 카페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토드가 남아서 씨익 웃고있음.

 

뭐..뭐야 저..저저저... 언제 저기있었지?!?!?

 

 

 

[1-12. 엘리자벳, 문을 열어주오]

황제 요제프가 엘리자벳한테

닫힌 문 앞에서 싹싹 비는 넘버.

아주 늘어지게 늘어지는 노래로

다음에 나올 미친광기의 노래를 극대화시켜주죠?

 

 

 

[1-13. 밀크]

파이널리.

나왔다.

밀크.

 

이건 뭐 말이 필요한가.

그냥 일단 보고 오시라.

최근에 EMK에서 따끈따끈하게 공개한 신작 2022년 밀크를!

 

https://youtu.be/XfpbuuAvi-s

 

참고로 2012년도 은케니 밀크도 있습니다.

보세요 얼마나 성장했는지...!

https://youtu.be/5WIrwWuIHWU

 

2012년도 저 영상 볼때만해도

와 진짜 미쳐따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수있지 와

진짜 대박이다 저사람 누구야 진짜 선동꾼아냐???

했는데

지금보니 저때도 연기에 일가견이 있으셨네...ㅋ

 

 

출처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2008801

 

 

 

밀크는 <레 미제라블>의 <One day more>와 비슷하다.

현장감과 영상으로 볼 때의 차이가 매우 크다.

 

현장에서는 저 우유통 치는 소리가 엄청 크고 웅장하다.

거기다 앙상블이 다같이 소리를 지른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 모든 소리를 다 뚫고나오는

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같은

은케니의 고음이다.

 

우유때문에 너무 혼이나서

당장 공연끝나고 집에가는길에

우유를 사먹으며 안심해야 할 것만 같다.

 

 

 

 

(앙상블 목소리 뚫고나오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

또 한명 있는데. 박강현 배우.

박강현배우가 루케니를 하면 진짜 찰떡일 것 같은데 ㅎㅎㅎ

기대해봄다...)

 

 

 

 

[1-14b. 나는 나만의 것(Reprise)]

이제 풀 각성을 마친 씨씨. 아니 엘리자벳.

 

원래 게임에서도 승급하면 직업명칭이 달라지는거니까

이때부터는 엘리자벳임.

엘리자벳은 이제 ㄱㅆ마이웨이를 달리기 시작함.

 

근데 사람일이 참 요지경인게

엘리자벳이 마이웨이를 달리기 시작하자

프란츠가 엄마쪽에서 엘리자벳 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함.

ㅋㅋㅋㅋㅋ

엘리자벳의 벼랑끝 전술이 먹힌 것이죠잉?

하지만 사실 엘리자벳은 벼랑끝전술이 아니라 ㄹㅇ 뛰어내리러 가는중임 ㅅㄱ

 

 

여기서의 옥주현배우는 또다시 클라스를 보여줌.

오늘 컨디션이 그렇게 최상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10년간 해온 짬이 있어서 그런지 깔끔하게 처리함.ㅎㅎ

 

왠지 자꾸 클라스있다는 똑같은 말만 반복되는 것 같은데

클라스라는게 원래 그런거임 ㅎㅎ

내 표현력의 한계를 마주하는 기분.

아쉽다.내가 제2외국어만 열심히 했어도

이런걸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화려한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엘리자벳이

"자~~~~~유~~~~~~~~~~~" 를 외치며

1막이 끝난다.

 

 

 

 

 

 

 

 

아휴 힘들어 글쓰는 속도가 느려서 기억이 다 날아가겄네 그럼 안되는데 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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